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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과 대량멸종의 역사

초난감 2008. 10. 5. 22:53
문명과대량멸종의역사
카테고리 역사/문화 > 역사일반 > 문명/문명사
지은이 프란츠 브로스위머 (에코리브르,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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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브로스위머, 김승욱 역, "문명과 대량멸종의 역사", 에코리브르, 2006.

한달전인가? 밤에 우연히 SBS에서 하는 다큐멘터리 재방송을 본적이있다.
제목이 "29일째 날의 이스터 섬"이라고 하는.....
알수없는 거두석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정도로 생각했던 이스터 섬*1이
무분별한 인간의 자연파괴와 그 이후 벌어진 끔찍한 멸망이 벌어진 무대였다는
나름깜딱 놀라게 하는 내용이었다.
(물론 더 ㅎㄷㄷ했던건 지금 현재 지구가 다름아닌 이스터 섬의 그 궤적을 따라가고 있다는 부분이었지만)

실은 이스터 섬의 비극에 관해서 쓰인 책*2에 관한 서평을 몇년전에 읽은 기억이 있어
이곳저곳 찾아헤메다가 집은 책이 바로 이넘되겠다.
아마도 저자의 박사논문이었던거 같은데 주제는 자연파괴와 인류 문명의 함수관계쯤 될꺼같다.
우리도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는 자연파괴의 심각성, 특히 생명 다양성의 파괴와 삼림파괴
저자는 이러한 '환경파괴'의 속도가 결국은 우리 모두를 멸할 것이라는 문제의식에서 그 문제를
생물학적 현상뿐이아닌 역사적, 사회적인 측면의 방법론을 이용 서술하고 있다.

1. 우선, 저자는 인류의 기원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입지조건(태양에서 넘 멀지도 그렇다고 넘 가깝지도 않은)
그리고 자연과 생물의 믿을 수 없는 밸런스조정(아무리 밸런스 조정 날고 긴다는 블리*드도 절대 못따라갈)는
알면 알수록 감탄할 만한 일이다.
물론 처음에는 인류도 이러한 자연 시스템 속의 '하나'였다.
그러나 어떠한 시점에서 인류는 그러한 시스템의 제어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오히려 그 시스템을 교란하는
정말 나쁘게 얘기하자면 '암적인 존재'가 되어버렸는데, 저자가 생각하는 그 터닝포인트가 되는 것은
바로 인간에게 '의식'과 '의도'라는 것이 생겨나고, 그것을 전파할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 언어를 개발한 시점부터였다.
이를 통하여 인간은 추상적인 사고와 이를 손실없이 빠르게후세에 전달, 발전시킬 수 있는 힘을 얻었고
돌연변이의 발생 그들의 승리라는 플로우를 가지는 생물적 진화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효율적인
이러한 '문화적 진화'를 통하여 인류은 자연의 영향에서(비록 부분적이지만) 벗어날 수 있었다.

2. 아직 당시 인류의 문화와 지식은 위에서 쓴것처럼 자연의 모든 부분을 컨트롤 할 수 있을정도로 강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어느 정도 번영하다가도 주변의 자연(특히 삼림)이 고갈되거나 천재지변이 발생하면 그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멸망해 버리곤 하였다.
저자는 전세계의 몇가지 문명의 예를 들며 이러한 실패사례를 들고 있다.
하나같이 처음에 언급한 이스터섬처럼 무분별한 자연의 파괴 -> 환경 재생불능 -> 천재지변, 멸망이라는 큰 흐름으로
귀결되고 있다.

3. 주지하다시피 인류 문명은 근대이전-이후로 나눌 수 있을만큼 급변한 것이 사실이다.
근래 200여년간의 인류 지식의 향상과 그에 수반된 과학의 발전은 그 이전과는 비교조차 어려울 정도인데
물론 그에따라자연에 대한 인류의 파괴적 영향력도 강화되었던 것이고...
저자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자본주의 체제 -자연을 자신의 사유화, 재화화가능한 것으로 인식하는-의 속성인데
이러한 자본주의가 근현대의 세계를 석권함에 따라 지구의 환경역시 전과 비교가 될 수 없을 정도의 속도와
규모로 파괴되어가게 되었다. 이것은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신자유주의 세계관 속에서 보다 첨예하게 진행되어
가고 있다.

저자의 논지 자체가 100% 환경의 파괴라는 부분에 맞춰져 있기때문에 갠적으로 봤을땐 쩜 너무 나간다라는 부분도
없잖아 있던 것은 사실(특히 민족국가라는 현재의 체제가 자연보호라는 측면에서 안맞는다라는 지적이나, 인구증가가
생태계 파괴를 가속시킨다는 거...그렇다고 당장 전 세계를 단일국가화 할 수도 없고/아예 애들을 태어나지 않게 하거나
혹은 늘어나는 인류 수명을 다시 줄일 수도 없는거 아닌가 ;ㅁ;)이지만 문제의 심각성이나 그 해결을 위한 인식의 전환
(생태적 민주주의)의 필요성에 대해서 절대 이론을 달 수 없다는 점은 사실이다.
책의 마지막에는 친절하게 용어정의와 자연파괴에 대한 통계정리를 실어두었기에막연히 이념적으로만 받아들여왔던
환경문제를 보다 현실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1 이스터섬이라는 이름은 단지 이섬을 유럽인들이 부활절(이스터)에 '발견'(이 단어 역시 얼마나 유럽중심적인가...
   원래 그네들이 오기 훠어~~~얼씬 전부터 그 섬은 그곳에 존재했었음을...)했다는 이유만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구지 따지자면 원래 원주민들이섬을 지칭했던 '라파누이'(큰섬이라는 의미) 혹은 '테피트오테헤누아'(세계의 배꼽이라는
   의미란다)라고 지칭하는 게 더 타당할 것이다.
   사려깊게도 이책의 저자는 라파누이(이스터 섬)이라고 표기하고 있으나 귀찮았던 본좌는 걍 이스터 섬이라고 썼다-_-(봵!)

*2 아마 본좌가 그때 봤던 서평은 아마도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책(제레드 다이아몬드, 강주헌 역, "문명의붕괴", 김영사, 2005.)
    였던지 싶다.....
    머 일단 금월 구매 목록에 넣어두긴 했는데 과연 언제 읽을지-_-(실은 한 3주째 한권도 안읽;;;털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