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젊은 날의 숲
2011. 8. 3. 01:18ㆍ독서노트/문학(소설,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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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내 젊은 날의 숲", 문학동네, 2010.
역시 아는 만큼 보이고 들린다고 했던가.
예전 동 저자의 "현의 노래"를 읽을때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적이 있다.
저자가 우륵의 말을 통해 풀어나가는 음악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겨울로 시작되어 다시 겨울에 마감되는 그의 숲이야기에서 여전히 나는 갈피를 잡지 못했다.
단지 녹색이 나고 노랗게 변했다 떨어지길 반복하는 신호등같은 도시의 자연이외에
내가 아는 세상은 이토록 좁기만 했다보다.
작가의 화려한 사계 묘사는 단순히 기호로, 그리고 그것들이 지닌 사전적인 의미로만 다가왔을 뿐
내 머릿속은 어떠한 이미지도 그려내지 못하였다.
그저 아련하게 멀리 햇빛을 가리고 있는 짙은 녹색의 무언가만 떠올랐을 뿐
저자의 다른 책들이 그리하였듯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도 특별한 갈등구조없이
만나고 헤어지며 그렇게 모였다 다시 그들이 갈길로 나아간다...
마치 숲 속의 모든 것들이 원래 그랬던 양 의연히 나고 다시 스러지는 것처럼,
아니면 기어코 바다로 흘러가고 말 물길처럼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는 주인공과 김소위가 새로운 봄날엔 시화강 어느메에서 재회하길 기원하였다.
예전 저자의 수필을 읽고 그의 글에서 삶이란 단지 '삶' 그대로일 뿐이라고 한적이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어수룩한 표현력엔 민망할 따름이나
저자의 서술 넘어 존재하는 세상과 그 표현방식에서 다른 곳에선 느끼지 못한 '진공'과도 같은 느낌을
받았었기에 그에 대한 당혹함을 표현하고 싶었던 뿐이라고 엉성히 개칠해본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이제는 사랑과 희망을 말하는 날들을 갈구한다 하였다.
나는 이들이 말하여질지모를 그의 새로운 책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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