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국

2009. 1. 3. 01:19일상소사



벌써 새해가 밝았군화-_-
이젠 어케 빼도박도 못하는 Real 30대라니 흐어엉 컥컥

음...암턴 잡설은 그만하고
이제 Real 30대도 되었겠다(아놔) 새해 맞이 뭔가 포부(?) 쯤 적어주는 것도 사회 트랜드에 부응(...뭔소리냐)하는 듯하여
잠시 10여초 고민해본바 몇일전 생일날 미역국을 퍼마시면서 생각났던게 있어 일단 끄적여본다.
그래서 '미역국' ;ㅁ;

정말 "아무것도 안가리고 잘 처묵을꺼 같은" 자신의 비쥬얼을 배반하는 춈 까탈스러운 성향상 
고추가루가 들어간 매운 국물 혹은 해산물 베이스의 약간 비린 맛에는 쥐약이지만
육류 베이스(이것도 실은 곰탕같이 뼈가 베이스라면 딱히 좋아하지는 않는)의 맑은 국물류는 
선호하는 편이다 보니 갠적으로 미역국도 좋아하는 편이다.
적당한 크기로 듬성듬성 썰은 국거리 소고기와 미끌미끌한 미역+_+!
거기에 적당히 담백한 국물까지...(갠적으로 들깨가 들어간 미역국은 비선호 한다는;)

어렸을때부터 편식계의 선두주자였던 본좌지만 이것만큼은 주는대로 잘 처묵는 몇안되는 음식종류 중 하나였고
이에 고무된 울 엄니는 미역이 사람 혈액의 노폐물 제거에 좋다는 어디선가 들은 지식과 이 사실을 에스컬레인션시켜가며
("절대 엄마가 딴거 하기 귀찮아서가 아니라. 피 맑아진다고해서 끓여주는 거야~"라는 대사는 잊도록 하자-_-)
특별히 집안에 생일이없드래도 줄창(정말 줄창;) 끓여주시곤 하셨드랬다.

그러다...한동안 미역국은 손도 안대는 시기가 있었다.
때는 바로 고3 무렵, 이유는 어이업지만 "미역국 먹고 대학 미끄러질까봐"였드랬다.....
(뭐 그해 전혀 미역국을 안먹었어도 보기좋게 대학진학은 삐뚤어졌었지만 ㅠ_ㅠ)
그 후로도 몇년간이나 그렇게 좋아하던 미역국을 손도 안대면서 살아왔었다.
지금은 인생에 암 생각이 없다보니 엔간해선 주는대로 넙죽넙죽(실은 밥 차려주시는것만으로도 굽굽해야 할 상황;)

생각해보면 본좌 그런 '징크스'에 상당히 민감했었던거 같다.
이외에도 나름대로 이런저런 '금기'를 만들어 가며 일부러 행동의 제약을 가할정도까지 갔었으니...
(그렇다고 일상생활에 무리가 생길 정도로 거창한 것들은 아니었지만 -_-)
근데 이제와서 본다면 징크스와의 상관관계라는 건 거의 무시해도 무방할 정도였다는 걸 부언할 필요도 없음이다. 

그러다 어느순간 깨달았다.
내가 피해야 할 것은 애매한 확률의 금기가 아닌
그 속에 숨어들어가있는 내 고약한 도피심리라는 점을
정말 최선을 다한다면 그 따위 미역국 몇 갤런을 퍼먹어도 아예 머리에 기름 떡칠을 하고 나가도 상관없는
아니 그런 허튼 생각할 여유조차 없어야 한다는 걸 말이다.

지난날을 돌이켜 한번이라도 후회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특히 요즘 지난 날 '내 삶의 밀도'를 돌이켜 보며 적잖히 실망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슬렁거리는 삶도 인생의 한가지 선택이란 생각을 하기도...)
그래도 한번쯤 모든걸 불살라버릴만한 일을 해보는것 최소한 찾아보는 것도 올해의 목표쯤으로 나쁘진 않을꺼 같다 ㅎ



















(아놔 웬지 1Q끝나기전에 이 얘기 잊어버린다에 올인하고픈 이유는 뭘까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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