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대왕

파리대왕(세계문학전집19)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 영미소설문학선 지은이 윌리엄 골딩 (민음사, 2000년) 상세보기

윌리엄 골딩, 유종호 역, "파리대왕", 민음사, 1999.

"넌 그것을 알고 있었지? 내가 너희들의  일부분이란 것을. 아주 가깝고 가까운 일부분이란 말이야.
 왜 모든 것이 틀려먹었는가, 왜 모든 것이 지금처럼 돼버렸는가 하면 모두 내 탓인 거야." p.214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읽다보면 더 우울했던 책
아까전 포슷힝했던 애덤 스미스의 경우 인간의 내면속에서 '선'을 보려 하였다면 저자는 잘 알려진대로
내면의 '어둠'에 천착하여 소설을 전개하고 있다.

(자세한 배경설명따윈 없는거다) 전쟁이 일어나 소개되던중 어느 외딴 섬에 조난된 아이들의 체류기인
이 책은 상당한 은유와 상징으로 이루어져 있다.
(뭐 본좌가 읽는 버전에도 상세히 작품해설이 되어있었드랬다)

처음에는 천진함으로 시작된 아이들의 일상도 차츰 어딘지 모를 두려움과 그 안에서 솟아나온 광기,
눈앞의 쾌락과 가학, 두려움과 굴종으로 점차 더렵혀진다.
씁쓸하게도 보이지 않는 '대의'(봉화)보단 눈앞의 '쾌락'(당근 고기)이,
그리고 이성과 질서에대한 호소보단 역시 힘이 더 중요시된다.
결국 이야기는 마지막의 파국을 향해 치닫고 치닫다가 그 절정에서(비명을 지르고 싶을 정도로) 
외부의 개입으로 정리된다(결코 내부적으로 그 타락을 해결할 비전은 보이지 않았다)

과연 문명과 이성이란건 후천적으로 부여된 가치인 연유로, 일시적 '가장'(假裝)일 뿐일 수 밖에 없는걸까?
그렇다고 뾰족히 아니다 할 수도 없는 문제이기에
읽고나서 쫌 마음이 허했던...

뱀다리)
그토록 기고만장했던 잭이였지만 마지막 구원자(그에게는 아닌가?) 어른들 앞에선 
감히 자신이 대장이라고 당당히 나서지 못했다.

결국 힘으로 군림하는 자 다른 더 큰 힘 앞에서는 눌릴 수밖에 없는 법 
그나마 유쾌했던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