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2009. 4. 19. 23:46독서노트/문학(소설, 에세이)

1984(세계문학전집77)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 영미소설문학선
지은이 조지 오웰 (민음사,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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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 정회성 역, "1984", 민음사, 2003.

감수성 향상을 위해 정한 "한달에 최소 한권씩 소설읽기 계획"
이제와서 이런 세계문학류를 집어들고 읽으려는 생각으로 했던건 아니고...
(아. 물론 아시겠지만 내가 내 블록에 이런 독서글을 올리는 이유-절대 자신에게 있지도 않은 현학을 과시하고자 함이 아님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덧붙여둔다. 오히려, 뭐 이 나이먹도록 이런 책도 않읽고 살아온 자신에 대한 반성 아님 그런 무식을 
이렇게 당당하게 드러내는 만용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
솔직히 마음이 메말라버린건지...아님 아직 경직된 부분이 있어서 그런건지 몰라도 약간 '말랑말랑한 류'의 소설은
손에 잡히지가 않더라...그래서 결국 집어들었다는 것이 동 출판사에서 나온 기획 전집류 몇권뿐...

우리가 흔히들 '고전'이라고 하는 것의 의미,
그것은 시대를 넘어서는 초월성에 있음은 구지 내가 여기서 끄적이지 않아도 다들 아시는 내용일터이고
아무튼 그를 고전의 제1 조건이라고 한다면 이 소설은 그에 합당하다는 생각이든다.

1. 1940년대 후반에 쓰여진 책임에도 그 내용이 묘사하고 있는-인민통제의 기법과 그 사상은 매우 세련되고 아울러
    (아마도 구 소련이 모델일듯한) 일종의 '빗나간 총력전체제'의 사회 묘사(지긋지긋한 비효율성)역시 매우 흥미롭다.
    함정에 빠진 불행한 주인공(윈스턴)이 읽게되는 한권의 책(실은 아직도 오브라이언이 주인공에게 이책을 
    읽힌 그 진의를 납득치 못하겠다)에 아주 알기 쉽게 정리되어 있고 그 부분이 소설을 읽으며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였지
    싶다.

2. 사실 위의 얘기야 다들 많이 거론하시리라 생각되는 부분이니, 그 이외의 흥미롭던 부분에 대한 얘기를 하자면
   바로 '기억'에 대한 부분이 되겠다. 우리의 주인공이 근무하는 곳은 진리부라는 정부기관의 기록국 부서, 
   너무나 역설적으로 그곳에서는 정부의(오세아니아라는 가상 정부가 소설의 무대가 된다) 시책에 변화에 따라
   그 이전에 이뤄진 모든 기록들을 다시 조정, 변경하여 정리하는 일을 업무로 하는 곳이다.
   (목적이야 국가가 내건 정책의 일관성 강조와 정부 업적 강조를 위한...뭐 뻔한거 아닌가)
  문자 그대로 이 세계에서 과거란 "현재를 위하여 존재할 뿐"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

3. 이런 말도 안되는 기만행위를 가능하게 하는 장치.
   그를 위하여 이 가공할 미래 정부는 피 지배층에게 사고의 정지를 강요하고 또 이를 위한 여러 장치들을 만들게 된다
   이는 이 정부의 슬로건 중 하나인 -무지는 힘이라는 말에 집약적으로 나타나는데, 요는 모든 정보와 사고를 정지시키는
   훈련을 통하여 사람들이 바로 앞의 즉물적인 자극에만 반응하도록 만들어버리는 것을 통하여 구축되게 된다.
   이것이 가장 상징적이고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신어'라는 것, 우리가 탈 공간/시간적인 경험과 사고를 할 수 있는
   터전인 언어를 빼앗아 버리는 것으로 '사고의 정지상태'는 완성되는 것이다.
  
4. 하지만 이 '신어'라는 것은 주인공의 시대에선 아직 정비중인 상태이다. 그렇다면 주인공과 같이 
   정부와 사회에 대한 회의를 가지는 사람들을 통제하는 다른 수단은 무엇인가?
   그래서 소설에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이중사고'라는 것이 되겠는데 상당히 모순적인 두가지 방향이 혼재하다보니
   설명하기 쫌 애매하고...매우 단순화 시키자면 '자기기만'정도라고 보면 될 것같다.
  
5. 자신을 기만치 못하고 "있는 그대로의 과거"라는 것에 집착한 주인공은 지극히 정상적인 사고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지독한 고문을 당하고 결국 전향을 하게된다.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를 지탱해주는 힘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나약한 그릇 속에 담긴 이유로 한없이 약해질 수 밖에 없는
   .....정신의 한계 그 안타까움
   씁쓸하지만 그 역시 자신에게 가해진 폭력 속에서 가진 모든 것을 잃고 죽음보다 가혹한 삶을 얻는다.
   
   소설은 이게 끝이다. 
   국가를 향한 한 개인의 반항은 철저히 진압되었고, 반격의 여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서 국가에 정책에 대하여 다시금 자각하는 기회 혹은 경각심을 가지던, 
   반대로 눌리지 않은 아니 눌릴 수 없는 인간의 가능성과 자유를 향한 희망을 가지던
   그건 책을 읽고 난 우리들의 몫일꺼다.

   그래도 생각은 우리의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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