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

2007. 9. 4. 09:26독서노트/인문, 사회

88만원세대 - 절망의 세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카테고리 경제/경영 > 경제일반 > 경제학일반
지은이 우석훈 (레디앙, 2007년)
상세보기

우석훈/박권일, "88만원 세대", 레디앙, 2007.

(초장부터 잡설로 시작)

1. 본좌 대딩시절 동아리의 선배들에게 들은 구라같은 이야기

어느날 8*학번 동아리 선배들이 시험기간에 족구를 하고 있었단다. 그러던 와중 어떤 선배가
"아 지금 시험시작했겠다. %발"
그러자 다른 한 선배가 무심히 공을 넘기며
"야 새$ 시험보면 문제 쓸거나 있냐"
라고 대꾸하자 "어 그래"하며 다시 공을 찼다는 이야기...
(예비역도 아닌데 족구를 했다는 점에서 쪼깐히 신빙성은 의심된다)

머 이랬던 분들이 졸업할때쯤 되심 다들 대기업에 취업잘하고 직장골라가시기까지 하셨드랬다는 덜덜덜한 결말
하긴 막장타긴 했지만 우리 대딩때만 해도 가끔 1년동안 학교는 다녔는데 도서관에 들어간적이 없는(...)
그런 영혼들도 있드랬고 그래도 다들 "군대다녀오믄 정신차리겠지"하며 별 신경 안쓰고 그랬다.

2. 다시 본좌 4학년때 이야기

원래 숙제는 배껴내는 재미고 시험은 족보외어 보는 거라는 철칙에 충실했던
(그래서 학교 다니믄서 무임승차(장학생)따윈 해본적도 없다 하핫! OTL)
본좌였지만 시험 코앞에 닥치면 별 수 있는가 암턴 어느날인가 미쳤는지 한 아침 7시경 학교 도서관 지하에
짱박히러 간적이 있었는데... 어서 많이 보던 아해들이 있던 것이 아닌가!
바로 머리에 피도 안마른 1학년 쪼무래기들이 글쎄 교양필수 과목 시험준비한다고 아침부터 도서관에 나와있던 것이었다!!!
(머 당연히 공부하러 나와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심 골룸)

어느새 앞자리가 0으로 시작하는 학번이 들어오면서 부터 1학년들이 토익책인가를 들고다니고
학기중에도 수업을 꼬박꼬박듣는가하면 방학때 학원까지 다니는 기괴한 광경이 펼쳐지곤 하였다.
본좌와 본좌위의 형님들은 그 광경을 보면서 "참 얘들 얼마나 성공하려고..."하면서 감탄하곤 했드랬는데
정말 유감스럽게도 그렇게 '준비된' 친구들의 얘기를 가끔듣곤 하면 1번의 선배들과 같은 호사는 커녕,
취업안돼서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들도 들려와서 씁쓸할때도 있다.....

위의 얘기는 혹시 꾸며낸거 아니냐 할정도로 대학교 다닌 분들이라면 공감할 만한 그만큼 우리주변에 흔한 경험담되겠다.
먼가 상당히 알바월급틱한 제목으로 시작하는 본책도 다름아닌 이런 우리의 주변 친구들을 소재로 쓴 내용 되시겠다.
(여기서 88만원 세대란 다름아닌 우리나라 비정규직의 임금평균과 20대의 임금비율을 가지고 산출해낸 비정규직 20대의 소득으로서
'이태백'등등으로 비유되며 각종 자격증 시험과 사상최악의 취업경쟁에 내몰린 20대들을 '지칭'하는 단어이다)

저자들은 현재의 대한민국을 둘러싸고 있는 가혹한 경제상황(더 이상 새로운 시장 진입자들을 위해 좋은 일자리를 마련해줄 수 없는),
아울러 -동세대-타세대간의 경쟁을 강요하고 승자만이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는- 사회분위기 속에 점차 위축되어가는
우리네 '20대'의 입지를 조명한다.

하지만 유감스러운 것은 이러한 내외의 악조건을 단결하여 타파해야만 할 20대들 조차도 자기세대만의 정치적, 문화적
동질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파편화하며 기존 사회의 불공평한 룰에 매몰되어 버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관해서 책에서는 '개미지옥'을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인생에서 가장 활기차야 할 20대가 이렇게 착취당하는 사회는 생각만 해도 암울하다.
이에 저자들은 위와같은 극단적 세대 불균형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는가에 우리나라 경제의 운명의 향방또한 달려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그간 이러한 청년 실업, 비정규직의 문제를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만 미분화시켜 보아온 우리들에게 던지고 있다.

일단 끝자락이나마 20대를 살고 있는 입장에서 절대 남의 일 같이 않아서일까 읽는내내 암담함을 금하긴 어려웠지만
문제의 현실을 '직시' 해볼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고마운 책이었다.
머 '고딩 막 졸업하거나 그 언저리'의 10대 횽아들을 타겟으로 쓰셨다는(요즘 10대들은 이리도 수준이 높나.....난 머야-_-)
저자의 먼가 엉뚱한 듯 하면서도스토리는 맞아가는예시들 그리고 자상한 설명땜시 얇지 않은 책임에도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드랬고..
(그나저나 경제용어들이 꽤 나오던데 그런건 차라리 각주로 설명해주셨음 어땠을까라는 문회한의 바램도 한개;ㅁ;)

'독서노트 > 인문,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레임  (0) 2007.09.17
샌드위치론은 허구다  (0) 2007.09.16
프레임 전쟁  (0) 2007.08.29
역사용어 바로쓰기  (0) 2007.08.20
더 작은 민주주의를 상상한다  (0) 2007.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