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그만두는 방법
2010. 1. 3. 21:43ㆍ독서노트/인문,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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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카와 나가오, 윤해동 방기현 역, "국민을 그만두는 방법", 역사비평사, 2009.
간만에 잡아본 역사관련 서적
처음 니시카와 선생 책을 접한것도.....올해로 8년째구나
알 사람은 그럭저럭 안다는 '국민국가론'의 기수로 개인적으로는 비교적 명확하고 알기쉬운(이 동네에서 표로 정리해 준다는거 자체가...)
주장으로 인식되는 분이다.
책은 크게 3덩어리의 구성으로 되어있는데 첫번째가 문명과 문화 개념의 발생과 그 변용에 대한 정리부분이 되겠다.
뭐 저자의 논지는 1장 서두에 인용하는 루소의 "쇠사슬과 꽃장식"이라는 표현에서처럼
근대 국민국가의 통합 원리중 제도적, 정치적(예를들어 군대, 학교, 국경 뭐 그런것들)류의 Hard한 장치가 아닌
Soft한 장치로서의 문명과 문화에 대한 인식이 그 근저에 깔려있다.
근대 유럽에서의 용어 기원과 발전에 대한 추적을 통해서 이러한 개념들이 정치와는 관계없는 중립적 가치를 지닌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근대국가를 위한 정치적 용어이자 타 국가와의 긴장관계속에서 대항개념으로서 발달되어 왔음을 지적한다.
이후에는 이렇게 유럽에서 발전된 개념들이 어떠한 경유로 근대 일본에 받아들어졌는지를
정리하는 것으로 국민국가에 대한 일본의 이해 아울러 일본의 주로 대외정책의 입장에서 일본의 이후 방향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위의 내용과 관련하여서 조금더 자세한 설명을 원한다면 몇년전에 출간된 저자의 전작*1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두번째 부분은 이렇게 정치적 이데올로기성을 가졌지만 패전 이후에도 계속 이어져온 일본의 국민문화론이 과연 어떻게 바뀌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 나름의 고찰과 제언이 되겠다.
저자는 기존의 문화론에 대해 '고전적, 정태적'이라는 명명을 하고 있는데 이는 특정 집단(민족) 불변의 가치와 특성으로
규정된다는 인식위에서 모든 논의가 진행되어 왔기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러한 인식에 대해서 저자는 대상 규정의 모호성과 대상의 지속 변용성이라는 '변화'의 강조를 통하여 새로운 문화론으로 전환해 나가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으로 이러한 논지를 따라가는 것과 동시에 문화 상대주의, 문화 비교론에 대한 저자의 비판과
'자기인식의 상대성'을 통해 민족 형성을 설명하고자 하는 부분은 따로 생각해 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생각이다.
마지막은 '일본인론'에 대한 정리과 그 안에 존재하는 패턴(서구화와 회귀)에 대한 지적이되겠는데
이것은 많은 일본인론들이 주장하는 것관 다르게 실은 이것이 불변의 특성을 규정하는 것이아닌 단지 당시의 시대적 요구 혹은 상황에
따라 부각되어지는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는 부분을 반증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되겠다.
뭐 이부분은 저자의 다른 저작이나 아님 다른 저서*2를 통해서도 얻을 수 있는 관점이고 이를 통하여 한국인론이나 아니면 '특정시기'에 유행했던 일본 있다-없다 논쟁을 비판적으로 성찰해 보는 것도 상당히 의미를 가질 수 있을 듯 싶다.
냉전종식이후 진행된 글로벌라이제이션과 격화되는 민족분쟁을 속에서 근대에 형성된 '민족'과 '국가'라는 개념의 유효성이
일정부분 물음에 직면하고 있는 건 사실일지 싶다.
한국 사회도 경제성장과 사회 내외적인 변화를 배경으로 근래 단일 민족으로 정의되던 단계를 넘어
이젠 다수의 이주 노동자와 해외 경험자(어학연수자, 유학자를 포함해서 근래 만큼 많은 사람들이 해외, 타 문화 경험을 가졌던 시기가 있었을까?)들을 포함하는 다문화 사회로서의 시험대에 오를날이, 아니 이미 올라갔을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뭐 아직 추후에 변화에 대해서 긍정도 부정도 할만한 시점은 아니지만.
*1 니시카와 나가오, 한경구 이목 역, "국경을 넘는 방법", 일조각, 2006.
*2 책에서도 소개되고 있지만 미나미 히로시 선생의 책들이 국내에서 일본인론의 변화를 이해하기에는 참 좋은 책일 듯 싶다.
미나미 히로시, 이관기 역, "일본인론 상, 하", 소화, 2003.(이건 재판인듯)
미나미 히로시, 서정완 역, "일본적 자아", 소화,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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