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지 일본의 알몸을 훔쳐보다
2008. 5. 18. 21:16ㆍ독서노트/인문,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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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즈 이사오, 박미경 홍선영 역, "메이지 일본의 알몸을 훔쳐보다 1", 어문학사, 2008.
____________, 김희정 윤소영 역, "메이지 일본의 알몸을 훔쳐보다 2", 어문학사, 2008.
제목은 쩜 ㅎㄷㄷ하지만...실은 조루주 비고라는 메이지기에 일본에 체류했던 프랑스 화가의
일러스트를 다룬 흥미로운 책
조루주는 우키요에에 빠져 도일 무려 18여년간 일본에 머물렀던비고는체류기간 동안 상당히 많은 그림을 남겼다.
현재 신문이나 잡지에서 만날 수 있는그림은 세태를 풍자한 만평이나 간단한 삽화정도로 그 역할이
한정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19세기 후반만 하여도 사진이라는게 그렇게 발달한 것이
아니다보니 당시에는 '사실의 시각화'라는 임무를 일정기간 그림이 담당하였다.
기존에 단편적으로나마 접해왔던 비고에 대한 이미지는 위와 같은 사진의 두가지 역할 중 전자,
즉 현재와 같이 세태를 풍자하는 골계적 그림의 작가라는 이미지*1였다.
하지만 본 책의 저자는 전자보다는 후자, 즉 당시 일본의 생활상을 현재에 연결해주는 관찰자이자
풍속화가로서의 비고와 그의 작품소개에 무게를 두고있다.
물론 그가 가지고 있던 서양의 우월한 시각이나 본인이 처했던 특수한 정치적 입장등등이 있기에
그 사실이라는게 어디까지나 투명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한계가 있을 수 있긴 하지만
(.....머 그건 사진도 매한가지 아닌가)
오히려 저자는 그가 '이방인'이었다는 점에서 당시 일본인들이 너무도 당연한 것이라고 놓치고 지나갔을
세세한 부분에 감수성을 발휘한 묘사가 많았음을 누차 강조하며 위와 같은 입장차가 생각하기에는
오히려 한계가 아닌 새로운 가능성일 수 있음도 사려깊게 짚어주고 있다.
두 권중 처음권은 1899년 출판된 "일본인 생활의 유머화집"이라는 총 5개의 시리즈 판본에서 발췌한 내용을
해설하는 형식으로 되어있고, 두번째 편에서는 각각의 주제를 가지고 그에 부합하는 비고의 작품을
몇가지씩 해설해주고 있다. 일단 그림이 무지 많고, 저자의 해설 역시 재미있기 때문에 그리 지겹지 않게
술술 읽을 수있다. 일본 근대사에 관심 많으신 분들이라면 한번통사읽으면서 부교재로 보기 좋을만한
책이라는*2
아.....근데 이 만한 책 번역하려면 물론 이래저래 어려운 부분이 많을꺼란 생각이 들긴하지만 그래도 프로가
하는건데... 아마추어 허접이 훌훌읽는데도 몇 군데나 신경에 거슬리는 부분이 있었던건 쫌 아쉬웠다.
(그래도 츄신구라 다들 보셨을텐데 아코번이지 아카호번은 아니지 않나?)
그외에도 정말 사소한 거지만 각주를 표시하는 숫자의 색깔이 너무 옅어 보기 불편했다는-_-
(1권 p.174와 p.178에 TOBAE의 O와 E가 빠져 인쇄되어 있는 것도 그렇고;;;)
*1 본좌가 집에 굴러다니는 책들을 살펴보니 비고에 관한 소개 혹은 언급이 나왔던건...
1) 서현섭, "일본인과 에로스", 고려원, 1995.: 여기서는 한 쳅터를 할애(pp.148-156)하여 비고에 관한 소개를
하고 있다. 머 그냥 일반적인 인물 소개 정도지만, 그외에도 그전 쳅터등에서 로쿠메이칸 이야기를 하면서
비고의 삽화를 인용하고 있다.
2) 한상일 한정선, "일본, 만화로 제국을 그리다", 일조각, 2006. : 비고의 작품이 가졌던 정부비판의 풍자적 방법이
이후의 비슷한 시사만화들에게 자극을 주었다라고 평가하고 있고, 청일/러일 전쟁과 관련된 몇가지 그림을
인용하고 있다.
머 이외에도 소싯적에 시바 료타로가 비고에 관해서 얘기했던(퍽 네거티브적으로)게 있긴 했는데 기억이 안난다;;;
알면 쩜 알려주시라는 =ㅅ=
*2 근대 일본의 생활상 관련하여 비고의 삽화 이외에도 많은 작품들이 남아있다. 울나라에도 "일본근대의 풍경
(유모토 고이치, 연구공간 수유+너머 동아시아 근대 세미나팀, "일본근대의 풍경", 그린비, 2004)"이라는 아주
댑딱스런 책으로 근대 일본의 각 분야의 모습을 소개한 책이 나와있으니 관심있으심 함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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